고대직물에 숨어있는 ‘역사’
작성자
제주고씨
작성일
2015-12-18 09:08
조회
5085
‘考古織物 Ⅰ- 제주고씨 선산분묘 출토복식연구’ 발간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2006년 충남 금산 수당리 제주고씨 문중으로부터 기증 받은 출토복식유물에 대한 종합연구를 실시하여 『考古織物Ⅰ- 제주고씨 선산분묘 출토복식연구』 기획조사보고서를 발간·배포하였다. 국내 고고학계나 보존과학계에서 ‘고대직물’은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로, 사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성토양인 우리나라 발굴현장에서 직물이 출토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 출토되더라도 그 보존상태가 너무 좋지 않으며, 더욱이 관련 전문가나 기관이 부족한 것이 국내 학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여연구소에서는 지방연구소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고고학과 연계된 새로운 분야를 모색하면서,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고대직물’에 대한 연구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기획조사는 고고학·자연과학·복식사·민속학 등의 종합적인 연구로, 주목할 만한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에 조사한 분묘는 『조선왕조실록』, 『난중일기』에 기록되어 있는 임진왜란 당시 순천부사 고봉상(髙鳳翔)의 배위 숙부인 진주강씨의 묘이다. 회격묘(灰隔墓)에서 회곽묘(灰槨墓)로 옮겨지는 과도기적인 단계의 분묘로, 17세기 초 임진왜란 직후 물자부족으로 인한 상장례 풍속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기존의 회곽묘 조사에서 간과되었던 회곽묘 조성방식과 삽(?), 구의(柩衣)등의 치관제구류(治棺諸具類)의 유물, 염습의 과정에 대한 고찰 등에 주목하여 현장 분묘조사를 실시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둘째,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특이한 제직 방식의 교직물(交織物)과 문주(紋紬), 옛쌈솔의 바느질법, 저고리 양식의 변화 등을 확인하였는데, 복식사나 직물사 연구에 있어 임진왜란을 전후로 하는 복식은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마지막으로, 국내 처음으로 17세기 몸니에 대한 동정을 파악하고, 출토 복식 유물에 남아 있는 머리카락·혈흔·고름을 단서로, 유기물을 채취하여 이를 DNA분석하였다. 그리고 IC분석을 이용한 세척 실험 결과를 통해 기존의 처리 방식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출토복식 처리 매뉴얼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이 기획조사보고서 발간으로 고대직물 연구의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2008년부터 고대 직물 편과 수착직물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고대 직물과 방직문화를 구명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08년 2월27일자 내외매일뉴스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