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에서 고·양·부를 보셨나요?
작성자
제주고씨
작성일
2020-05-12 14:44
조회
43924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저희 엄마 아빠는 시장이 아닌 시청 앞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것도 8월 제주의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날에...'
혹시, 여섯 살 딸이 제주도의 그 많고 많은 관광지를 놔두고 본격적인 제주 여행에 나선 첫날 제주시청 앞으로 데리고 온 것을 두고 원망하는 마음을 갖진 않았을까?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아직은, 아니 앞으로 한참동안 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 여행을 즐겨야(?) 할 나이인 것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아빠보다 딸이 더 나은 것은 별 불만 없이 잘 따라다녀줬다는 것.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없을 듯하다.
"어?" "어!" "어~"... 낯선 곳에선 모든 것이 볼거리
사실, 여행자에겐 처음 가본 곳은 온통 '볼거리'다.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낯선 곳에선 모든 게 새롭다.
물론, 그곳에 사는 사람에겐 '에이~ 뭐 저게 대단하다고 사진을 찍고 그래!' 하며 좀 우습게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 아랴~ 그것이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아주 대단한 것일지...^^
(하지만 경험상 그런 건 잘 찾기 힘들었음. 그냥 혼자 '꿈보다 해몽'을 잘하는 심정으로 바라볼 뿐...^^)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눈길을 사로잡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제주시청'이었다.
자~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웬 원시인(?) 복장을 한 사람의 서 있는 그림이 제주시청 벽면 한쪽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매년 제주를 찾으면서, 특히 이곳 제주시청 앞으로 한 번쯤 지나가면서 못봤던 그림이다. 어쩌면 이 그림이 있었는데,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올해서야 보게 된 것일지 모르겠다.
이 그림을 보자마자 옆에 있는 제주 출신인 아이 엄마에게 말했다.
"제주시청 벽에 왠 원시인 그림이 그려져 있지?"
"어? 아! 저거 '고양부' 잖아~"
"고양부?"
"그것도 몰라? 제주의 세(三) 성(姓)씨인 고씨 부씨 양씨."
"아~ 그렇구나..."
솔직히 난 몰랐다. 그 그림을 보고 전혀 추측조차 하지 못했다.
제주의 시조인 고양부 세 성씨의 모습이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쉽게 금방 대답해준 아이들 엄마의 말에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다. 고양부씨를 볼 수 있는 곳은 '삼성혈'만 생각했지, 제주시청 벽에 이런 그림을 그려놓으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예전에 육지의 일부 시나 구에서 '호화 청사'로 논란으로 한참 시끄러웠는데, 그에 비하면 제주시청은 옛 건물 그대로 유지한 채 벽면 한쪽에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제주를 상징해줄 수 있는 그림으로 시청 몸단장을 한 것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시청 건물부터 알림이 노릇을 하며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모습이다.
제주를 찾은 여행객인 내겐 '원시인'에서 제주 성씨의 유래를 찾을 수 있는 '고양부'로 생명을 부여하는 순간이었다. 이또한 재미난 볼거리였다.^^
-자료출처 : 인터넷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