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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의 스승, 고석로(髙錫魯)선생

작성자
제주고씨
작성일
2001-10-10 23:38
조회
3340
김구에게는 평생에 좋은 스승이 몇 분 있었다. 고능선(髙能 善) 또는 고석로(髙錫魯)라는 분이 그중 한 사람이다. 김구는 날마다 그분의 사랑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고능선은 나이가 50세가 넘어 보이고 기골이 장대했다. 이때의 이야기를 김구는 그의 '백범일지'에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날마다 그 사랑에 다니며 노는데 일위 (一位) 노인의 연기(年氣)가 50여 세나 되어 보이고, 기골이 장대하고 의관이 심히 검소한 분이 종종 사랑에를 오면(안 진사 댁) 안 진사는 지극히 공경하여 수좌에 모시곤 했다. 하루는 진사가 나를 소개하여 그분에게 배알을 시키고 나서 나의 약력을 그분에게 고한다. 그분은 즉 고능선이라는 학자이나 사람들이'고 산림 (髙山林) 고 산림'하고 부르더라.

고능선은 해주 사문 밖 비동(飛洞)에서 대대로 살았고, 중암 유중교의 제자이며 의암 유인석과 동문인, 당시 해서 지방에서 품행이 높기로 이름난 당대의 유명한 학자였다. 안 진사는 이런 고능선을 의병을 일으키던 초기에 모사(謀師)로 모셨다. 그리고 그 집안의 세간을 모두 가져와 청계동에 거주케 했다.

어느 날이었다. 안 진사의 사랑에서 고능선을 만나 종일 함께 대화를 나눈 후 헤어질 때쯤 고능선이 이야기했다.

"창수 군, 내 사랑 구경 좀 하지 않겠나?"

김구는 감동했다. 이런 학식 높은 분의 사랑은 과연 어떤가, 자못 호기심이 생겼던 것이다.

"선생님 사랑에도 가서 놀겠습니다."

놀겠다는 것은 일종의 높은 분에 대한 하대 용어였다. 즉 스스로를 낮춰서 하는 이야기였다. 고능선과 같은 선비의 사랑에 가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동격(同格)이라야 걸맞기 때문에 그저 논다는 표현이 알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