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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조기(髙兆基)선생의 벽파정(碧波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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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기(髙兆基)선생의 <벽파정>을 소개합니다.


行進林中路 時回浦口船, 水環千里地 山碍一涯天,


白日孤槎客 靑雲上界仙, 歸來多感淚 醉墨酒江煙,



숲속 길 다 와 때마침 포구로 돌아온 배를 타려니


물은 겹겹 천리 땅을 두르고 첩첩 산이 길을 가로막네.


한낮에 뗏목 탄 한가로운 나그네는 청운상계의 시선이로되


떠나는 섬 나루터 감회눈물 취묵술잔에 강물 연기만이 끝없네.


고조기(髙兆基)선생의 이 정시 <벽파정> 5언 율시는 분명코 진도군수를 마치고 떠나는 나루터 벽파정의 환송주연의 자리에서 감회 새롭게 술잔에 젖는 붓을 들어 남기고 떠난 시이다.


예로부터 진도는 관리들이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섬이다. 들어올 때는 이미 좌천의 자리로서 모든 세상중심에서 아득히 멀리 떨어진 외딴 고도로 버림받고서 홀로 외롭게 님을 그리며 지낼 것이 슬퍼서 우는 것이요, 다시 임금의 은혜를 입고 다시 돌아가는 영전의 기쁨으로 섬을 떠나는 나루터에서 다시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당초의 생각과는 뜻밖에도 그동안 섬과 섬사람들과 정이 깊어진 다정다감한 마음에서 그 떠남이 좀 서운한 여운을 남기는 자리이다. 바로 그러한 시정이 이미 고려 때부터 진도 벽파진 나루터로부터 이어져 온 게 사실임을 이 시가 입증하고 있다.


떠나는 나루터 환송연의 붓 끝이 아름답고 따뜻하며 감회 깊은 눈물로 젖는 사군(使君) 관리라면 그는 분명 바르고 어진 사람이다. 설혹 그런 군수가 아니었더라도 다시 부름을 받고 영전하여 돌아가는 떠남의 나루터 환송연이 떠나보내는 진도사람들에게서도 어찌 소홀할 수 있었으랴. 그러한 당시 군수가 읍에서 마차나 말을 타고 나루터를 향하는 원님행차는 나팔도 불며 수많은 사람들의 환송행렬로 화려했으리라.


숲속 길 다 와 때마침 포구로 돌아온 배를 타려니


그렇게 읍에서 나루터 벽파로 가는 길은 분명코 오늘과는 다른 길이요 계절 따라 서로 다른 우거진 숲길이었을 것이다. 원님이 그 숲길을 다 지나 비로소 나루터에 도착하자 자신을 태우고 울돌목을 건널 나룻배가 때를 맞추어 해남 삼지원에서 돌아온 것이다. 초장이 바로 그 자리를 묘사하고 있다. 그로 이제는 그 배를 타고 떠나야 하는 자리가 이어지는 중장이다.


물은 겹겹 천리 땅을 두르고 첩첩 산이 길을 가로막네.


처음 섬에 들어올 당시부터 떠나는 그 순간까지의 시인의 마음에 흐르는 고도 진도의 특별하고 아름다움과 그리고 그 속에서의 자신을 피력하고 있다. 바다가 고도를 겹겹 에워싸 그토록 “물은 겹겹 천리 땅을 두르고” 떠나야 할 자신의 송도 천리 그 “길을 첩첩 산들이 가로막고” 자신을 붙잡는다.


한낮에 뗏목 탄 한가로운 나그네는 청운상계의 시선이로되


시인은 자신이 이미 그 끝없는 수환천리 바다에 둥둥 떠 있는 한가로운 뗏목 나그네요 청운상계의 신선이 아니었던가! 그동안 진도에서의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서 한낮에 정무고 뭐고 할 일 없이 한가롭게 뗏목이나 타고 수환천리를 노니는 푸른 구름 하늘의 신선노릇이나 했다는 자리는 고려 예부상서 채보문이 나루 건너 벽파진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예측직감 “황금빛 유자가 주렁주렁 말머리를 스치는 풍요로운 곳, 뉘라서 이 한가한 섬 관리더러 가난타 하리.” 라고 한 자리의 실제를 말하는 자리이다. 섬이 너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풍요로운 삶 속에 모든 주민들이 어질고 착하게 열심히 땀 흘리며 인정 넘치게 살아가는 곳, 뭍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국만 같은 섬에서야 자신이 아니면 가렴주구 할 국정과 관리도 없는 자리에서 고을 원님으로서 사실 할 일 없이 모처럼 붓을 들고 시정을 노래한 시선(詩仙)이었음을 말하고 있는 자리이다. 그러나 그런 “시선”의 자리를 마치는 자리를 끝으로 이렇게 맺는다.


떠나는 섬 나루터 감회눈물 취묵술잔에 강물 연기만이 끝없네.


그동안 있는 듯 없는 듯 선정을 베풀고 돌아가는 어진 원님을 떠나보내는 섬사람들의 아쉬움과 뜨거움에 넘치는 술잔을 어느 하나도 물리칠 수 없는 자리에서 떠나야만 하는 그 별리의 정이 실로 뜨겁다. 마치 눈시울 젖은 술잔에 아른아른 흐르는 끝없는 강물과 물안개 연기처럼 붓 끝에 한없이 피어오르는 그 연민의 정을 “취묵주강연 醉墨酒江煙”으로 표하고 있다.


이토록 우리겨레 옛 도도한 붓대 관리들은 세상중심에서 버림받고 마치 귀신들이나 사는 천리 밖 아득한 수환처리 고도로 내려설 때나, 더 크게 쓰임의 영화로운 자리에 다시 부름을 받고 삶과 세상 끝 고도를 떠나는 자리에서도 이처럼 눈시울 젖는 정감정리의 자연과 인간을 새기고 있거니와 그게 과연 “음풍농월”의 자리일까?


오늘에 과연 그런 관리들이 얼마나 있을까?


관리로서 나라의 녹을 먹지 아니하고 맑고 바른 정신의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시혼으로 선다는 오늘의 시인들일지라도 그 가슴과 마음의 펜 끝에 이처럼 다사롭고 아름다운 시정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토록 도도하고 맑고 아름다운 겨레 옛 붓대들의 붓끝 시들을 폄하하며 낡은 인습적 사유에 휘말린 ‘음풍농월’ 실존들로 혹평하는 오늘의 문학평론가들 치고, 이런 초라하고 하찮으며 보잘 것 없는 끝자리 고도의 침묵들을 따뜻한 겨레정리 가슴으로 대하는 실존들을 나는 그동안 보기 매우 어려웠다.

이토록 떠남의 자리는 만남의 자리보다 우리의 가슴에 더 크다.




숲속 길 다 와 때마침 포구로 돌아온 배를 타려니


물은 겹겹 천리 땅을 두르고 첩첩 산이 길을 가로막네.


한낮에 뗏목 타고 한가로운 나그네는 청운상계의 시선이로되


떠나는 섬 나루터 감회눈물 취묵술잔에 강물 연기만이 끝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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